치자향이 골목 가득히 고여 있는 6월이다
멀리
하늘을 한번 올려다 보게 한다
그리움을 찿아가듯이 숨을 크게 쉰다
푸른 산빛에 젖은듯이
햇살속에 갇혀진 마음을
슬며시 풀어 준다
많이 크지도 않은 나무에
커다란 하얀꽃들이 피어 있는데...
멀리서 보니 꼭 소나무에 학이 내려 앉은듯이
너무 멋있어 보였다
한참을 서서 보았다
치자나무는 향기 좋은 흰꽃이 6~7월에 피면, 마치 술잔처럼 보인다 해서
`술잔 달린 나무`라고 해서 치(梔)자를 써서
`치자`라고 부른다. 술잔 중에 `치`라는 술잔은 바닥이 둥근 술잔이다
두텁고 짙은 푸른색을 띠는 반드름한 잎은 토끼의 귀와 흡사하다.
두끝이 뾰족하고 세로로 모가 진 푸른 열매가 익으면 얇은 껍질이 노랗게 변하며,
그 속은 짙은 홍갈색을 띤다
옛날 `가디니어`라는 미녀가 있었다
흰색을 무척이나 좋아하던 그녀는 옷이나 가구나 무엇이든지 온통
흰색으로 치장하기를 좋아했다.
어느날 천사가 나타나 어떤 열매를 주면서 말했다 "이것은 천국에만 피는 꽃이랍니다. 화분에 심어 크게 자라면 키스하세요.
1년 후에 다시 오겠읍니다"라고는 사라졌다
그녀는 정성스럽게 키웠고, 1년이 지나 꽃이 피었는데, 어찌나 순결하고 맑은 꽃인지 눈이 부셨다.
그녀가 제일 좋아하는 하얀색의 꽃이 우아한 자태를 뽐내며 향기를 드높이 휘날리고 있었다.
황홀해 하는 그녀 앞에 천사가 다시 나타나더니 " 당신은 나의 사랑입니다" 하면서 키스하더니,
아름다운 청년으로 변신했다
천사가 가져다 준 이 꽃이 바로 지상에 처음 핀 치자나무인 `가디니어(Gardenia)` 이다
무도회에 나가는 청년들은 이 꽃을 옷깃에 꽂았다. 그 색과 향에 취한 여자들이 춤을 못 출만큼 맥을 못췄다나.. 어쩠대나...
그래서 `가디니어`라는 향수가 생겨났다.
우리 어머니들도 치자의 꽃향과 열매의 색을 생활에 잘 이용하는 지혜를 갖고 있었다
꽃으로 술을 담고 열매로 물감을 들였던 것이다.
잘 마른 치자를 반으로 쪼개 물에 띄우면 누에실처럼 붉은 빛이 도는 노란색 물감이 풀려 나오는데,
이것으로 고운 모시에 물을 들여 곱게 차려 입기를 좋아 했었다
부침개를 부칠 때도 치자물로 밀가루에 개서 부치면 향도 색도 그만이다
<우리 약초로 지키는 생활한방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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