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바람같은 글

꽃비

생이가리 2006. 4. 3. 23:39

 

 

 

 

 

꽃비

 

늦은겨울 아니 이른봄도 아닌 때에

느닷없이 봄눈이 내린다.

하얗게 하얗게 많이도 왔다.

근데 금새 녹아 버렸다.

 

우리나라 남쪽만 꽃잔치가 난줄 알았다.

봄은 깊으져

우리나라 어느곳에나

꽃이 지천으로 피었다고 난리인데...

봄눈이 온다.

바람도 강하게 불고

다시

겨울이 오고 있다.

 

가고 싶은데는 많은데

아무데도 가지 못하고

이 봄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에 내리는

봄눈으로 질척이고 있다.

 

햇살이 꽃잎으로

하르르

강물속으로 소리없이 떨어지는

봄날에

솔이끼내음으로 꽃내가

바람에 희석되어

나는 봄눈을 녹이고 있다.

 

질척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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