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마음에 멍울이 지도록
보고 또 보아도
우리는
내 마음을 어쩌지 못한다.
마음에 앉은 티끌하나도 걷어내지 못하고
머뭇머뭇
혼자서 웃는다.
비우려고 애쓰는만치
다시 꽉꽉 채위지는것을 보며...
뒤돌아 보지 말고
있는 힘을 다해 뛰어 보지만
늘 제자리걸음을 한다.
사람과의 관계가 그렇다.
내 마음같이 설정이 안된다.
꼭 청개구리 발가락 같다.
여름날 유리창에 붙어 있는 청개구리 발가락이 말간것을
본것 같은데... 아닌강...
용눈이 오름에도
이케 입술을 이쁘게 한 물매화가 있다.
수수한 아가들만 모여 사는줄 알았는데..
수줍은 처녀도 있다니...
너무 이삐다.
실소(失笑)
홍윤숙
한평생 걸려서
수수께끼 하나 풀었습니다
"먹을수록 배고프고 허기진 것
나이 먹는 것"
햇살끝에 앉아서
머리끝이 따갑도록
생각속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작은것이 작은것이 되지 못하고
그 작은것이 크게 부딪쳐 오면
잠시
멈칫해지듯이...
살면서
가장 많이 부딪치는것은
마음마음이다.
나와 같지 않아서
내 뜻에 따라주지 않아서
무슨 이유든간에
우리는
얇은 막을 치고 산다.
이 작은 꽃들은
얇은 막도 없이
바람이 불면 흔들리고
벌레가 와서 꽃잎을 긁어 먹어도
어쩌지를 못한다.
사실은
사람이 상처받지 않으려고
막을 치고 살면서도
이 작은꽃보다 더 심한 상처를 내며 산다.
그래도
아무리 작아도 꽃들은
뿌리를 아주 튼튼히 흙속에 뻗고 있어서
봄이 오면
또 예쁜싹을 뾰족이 내밀터지만...
마음이 사람의 뿌리인지라
마음이 상하면 몸도 같이 傷하게 된다.
내가 상처받지 않으려면
다른사람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것인데...
살다보면
그게 그렇게 안된다.
다만
상처를 주더라도 치료도 같이 해주는것인데...
그게
다른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다른사람을 배려하고
우선적으로 베풀려 하는 마음이...
사람 마음에 상처를 치료하는 약인데...
알고는 있어도
잘 안되고, 잘 못하고, 나만 아니면 되고...
그냥 뭉둥거리며 나만 챙기며 살기 바쁜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노력하며 살려한다. 그럴려구...
또 하루가 갔다
김대식
또 하루가 갔다
해는 어김없이 떠올랐고
하늘은 아주 맑게 개어 있었다.
가끔은 조금씩 구름이 머물렀지만
그냥 지나가 버렸다.
바람은 나뭇잎을 흔들고는
내가 작은 들꽃을 바라볼 때
내게로 잠시 머물다 갔다.
나는 아무 말도 안 했다.
꽃도 조용히 흔들기만 했을 뿐
아무 말이 없었다.
작은 풀벌레 하나가
무슨 말을 하려다
쑥스러웠던지
풀잎 뒤로 숨어 버렸다.
들꽃은 조용히 웃고만 있었고
새 한 마리 잠시 머물러
고개 갸우뚱 쳐다보더니
무슨 말을 하고는 날아가 버렸다.
서로에게 별 도움은 못 되었지만
그렇게 또
조용한 하루가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