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등성이 한쪽이 보라빛으로 변했다
멀리서 볼 때는
꽃향유인지도 몰랐다
서리가 내리면
금방 까맣게 시들어 버려서
언제 꽃이 피었는지도 모르게
변신을 해 버린다
가을꽃들이 수명이 짧아
금방 있다가도 보면 시들고 없다
지리산 사는 도반심 토굴 앞뒤로
환상적으로 피어 있는것을 보았는데...
내 사는곳도
못지않게 많이 피어서
올 가을은
앞산 뒷산 옆산을
참말로 열씸히 오르락 내리락을 했다
정말 오랬만에 가제도 보고
어릴쩍에 보고 못 보았던 풍경도 보고
이제
하나하나 담아 볼 생각이라 설레는 마음에
기분이 좋다
늘 만족하며 살려고 노력을 하지만
그래도 좋아하는것이 지천으로 있으니
더 좋다
조금만 걸어도
하늘을 올려다 봐도
사람을 만나도
그대로가 좋다
어제가 보름이라
오늘은
달빛이 마당 가득 차서
한기가 들때까지 왔다 갔다 하며
달님과 놀다 들어 왔다
자연이 주는 편안함이
윤택함을 만들어 준다...
꽃향유를 보기위해
산에서 물을 길어왔다
벌아저씨가
조그마한 호수를 박아 계곡물을 받을 수 잇게 만들어서는
벌도 받아서 갔다 주고 당신도 먹고 한다길레
핑계삼아 받으러 가서는
꽃향유도 보고 앉아 놀다 오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