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산. 숲속. 나무. 풍경

5월의 찔레꽃

생이가리 2009. 5. 15. 21:56

 

 

 

지리산 언저리는

지금

찔레꽃으로 한창이다.

 

초록이 짙어지는 5월에

꽃요정같이

푸르름을 꼬깔로 접어쓰고

까르르 웃는 소리가 들리는듯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은

과히 환상이다

 

 

 

 

내 어릴쩍에는

찔레순을 많이도 잘라 먹었다

입안에 맴도는 달작지근한 푸른내음이

참 좋았다.

 

지금도

찔레순이 쑥 솟으면

잘 꺽어 먹는다

 

 

따뜻한 숲 언저리나

작은 야산근처에는

벌써

찔레가 지고 있다.

 

보리가 익어가고

뻐꾹이가 시간을 잘라먹는

한낮에

그리움처럼 점점이 퍼져서

피어나고 있는 찔레향기는

사람마저 향기롭게 하고 있다.

 

 

 

 

생각은 새와 같아서

                      윤재철

 

생각은 새와 같아서

금세 저기 있다가도 없다

 

딱새 한마리

수국꽃 가지속에 들면

생각도 일없이 따라 들었다가

 

포르릉 그 새 날아올라

자취 끊기면

생각도 자취없다

 

그러나 마음 깊은곳에

길은 다시 이어지고

그 길가 무성한 나무숲은

제 스스로 새들을 풀어내니

 

잊었던 사람 생각도

스스로 그러하리라

 

 

 

 

 

 

찔레가 피는 5월은

괜스레 설렘이 있다

 

아무곳도 가지 않아도

사람을 꼭 만나지 않아도

개울물 따라 돌돌거리며 웃고

 

하늘만 보고 앉았어도

먼산 가까이 있는듯이

그냥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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