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장하는 마음/부처님 도량

[스크랩] 오대산 상원사의 문수보살님 친견하다

생이가리 2005. 11. 19. 15:40

 오대산 상원사

동해안을 오갈 때마다 오대산 상원사가 생각이 나 가는 길만 바라보다가,  이번에는 상원사와 방아다리 약수터를 여행지로 정하고 길을 떠났습니다. 전에도 월정사까지는 몇 번 가 보았지만 전세 버스로 갔었기에 일행들이 월정사만 둘러보고 왔기에 마음만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내 사는 곳은 아직 단풍 물이 들지 않았는데 가고보니 상원사는 초겨울 쌀쌀한 날씨인데도, 참배객들과 등산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상원사는 신라 성덕왕 4년(705)에 신라의 보천(寶川)과 효명(孝明) 두 왕자에 의해 오대산 중대에 창건되었는데, 처음 이름은 진여원(眞如院) 이었고 합니다.

상원사에는 세조에 관한 이야기가 전해 옵니다.

세조가 피부병에 걸려 전신에 종기가 돋고 고름이 나는 등 잘 낫지도 않고 견디기가 무척 힘든 병이었다고 합니다. 세조는 명의와 명약으로도 효험을 보지 못하자 오대산으로 발길을 돌려 부처님께 참회기도를 올려 낫기를 발원하였답니다.

 문수전입니다.

세조가 상원사에서 기도하던 어느 날, 오대천의 맑은 물이 너무 좋아 혼자 몸을 담가 목욕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 지나가던 한 동승에게 등을 밀어 줄 것을 부탁했답니다. 동승이 등을 밀자 몸이 날아갈 듯이 가벼워졌다고 합니다. 목욕을 마친 세조는 동승에게 "그대는 어디 가든지 임금의 옥체를 씻었다고 말하지 말라"고 하니 동승을 미소를 지으며 "대왕은 어디 가든지 문수보살을 친견했다고 하지 마십시오"하고는 홀연히 사라져 버렸다 합니다.

 세조가 놀라 주위를 살피니 동승은 간 곳 없고 어느새 자기 몸의 종기가 씻은 듯이 나은 것을 알았다 합니다. 이렇듯 문수보살의 가피로 불치병을 치료한 세조는 크게 감격하여 화공을 불러 그 때 만난 동자의 모습을 그리고, 목각상을 조각하게 하니 이 목각상이 바로 상원사의 문수동자상이라 합니다. 지금은 문수동자의 화상은 없어졌으나 목각상은 상원사 법당에 모셔져 있습니다.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고양이 상입니다. 전해지 이야기로 하루는 세조가 기도하러 상원사 법당에 들어가려하자 고양이가 나타나 세조의 옷소매를 물고 들어가지 못하게 했다네요. 괴이하게 여긴 세조는 법당 안팎을 샅샅이 뒤진 끝에 불상을 모신 탁자밑에서 세조를 죽이려는 자객을 찾아냈다 합니다. 고양이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 세조는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상원사 고양이를 잘 기르라는 뜻에서 묘전(猫田)을 하사했고 그래서 예부터 상원사를 중심으로 사방 팔십 리 땅이 모두 상원사 땅이었다고 합니다.

 국보 제36호, 현존하는 한국 종 가운데 가장 오래되고 아름다우며 청아한 소리 또한 이루 비길데 없는 이종은 신라 성덕왕 24년(725)에 조성되었답니다.  조선 태종 때 불교가 박해를 받을 때 안동으로 옮겨졌다가 조선 예종 원년(1469)에 상원사에 다시 옮겨진 것으로, 한국 종 고유의 특색을 모두 갖추고 있는 대표적 범종입니다.

용뉴는 약동하는 용이 있고 그옆에는 연꽃이 조각된 음통이 붙어 있습니다. 용의 머리와갈기, 눈, 발톱 등이 힘차게 조각되어 있습니다.

 비천상은 경쾌하기 이를 데 없는 모습으로 구름 위에서 천의(天衣) 자락을 휘날리는 모습이나 또 공후(공후)와 생(笙)을 연주하는 손의 표현이 매우 섬세하여 생동감이 넘칩니다. 볼록한 두 뺨, 유연한 신체에 걸친 천의 등은 8세기 전반의 이상적인 사실풍의 불교 조각을 잘 나타내고 있다고 합니다.

 영산전입니다. 훼손된 탑의 조각을 모아 쌓았는데 위에서 세 번째의 것은 거꾸로 놓여있어 보기가 좋지 않았습니다. 영산전은 선원 뒤에 있는 정면 3칸, 측면 2칸의 맞배집으로, 1946년 화재가 났을 때 유일하게 불길을 모면한 덕분에 오대산 안에서 가장 오래 되었답니다. 안에는 석가 삼존상과 십육 나한상을 봉안하였는데 부처님께서 영산회상에서 설법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어서 영산전이라 합니다. 조선 세조가 희사한 39함(函)의 고려대장경이 보관되어 있습니다.

부도탑입니다. 적멸보궁까지의 거리는 약 1km인데 사정이 여의치않아 갈 수 없는게 무척이나 아쉬웠습니다. 오랜만에 그것도 벼르고별러 왔는데,  아쉬움도 내색을 할 수 없고. 다시 다음으로 미루고 발길을 돌려 월정사를 들렸습니다.

방아다리 약수터에 들려 약수마시고 진부에서 정선으로 길을 잡았지요. 많은 곳을 다녔지만 진부에서 정선까지의 길은 환상적이었습니다. 오대산 우통수에서 발원한 물이 계곡을 이루어, 정선까지 계곡을 따라가는 길은 단풍과 더불어 아주 훌륭한 드라이브 코스였지요. 기회가 닿으면 다시한번 다녀오고 싶은 그런 길이었습니다. 오는 길에 안흥찐빵도 샀지요.

출처 : 감곡복숭아밭
글쓴이 : 거곡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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