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 하나
김 광규
크낙산 골짜기가 온통
연초록으로 부풀어 올랐을 때
그러니까 신록이 우거졌을 때
그곳을 지나면서 나는
미처 몰랐었다
뒷절로 가는 길이 온통
주황색 단풍으로 물들고 나뭇잎들
무더기로 바람에 떨어지던 때
그러니까 낙엽이 지던 때도
그곳을 거닐면서 나는
느끼지 못했었다
이렇게 한 해가 다 가고
눈발이 드문드문 흩날리던 날
앙상한 대추나무 가지 끝에 매달려 있던
나뭇잎 하나
문득 혼자서 떨어졌다
저마다 한 개씩 돋아나
여럿이 모여서 한여름 살고
마침내 저마다 한개씩 떨어져
그 많은 나뭇잎들
사라지는 것을 보여 주면서...
11월
이 외수
세상은 저물어 길을 지운다
나무들 한겹씩 마음 비우고
초연히 겨울로 떠나는 모습
독약같은 사랑도
문을 닫는다
인간사 모두가 고해이거늘
바람은 어디로 가자고
내 등을 떠미는가
아직도 지울수 없는 이름들
서쪽 하늘에 걸려
젖은 별빛으로
흔들리는 11월...
벌써 11월이 되었다
도반심이 오대산 보궁에서 기도를 하는데
온 세상이 하얗게 변했다고
사진을 찍어 보내 주었다
여긴 눈이 안와도 추운데...
아직
단풍도 다 그대로 있는데
아직 물들지 못한 나무들도 있는데...
바람이 와글와글 몰려 다니면서
거리를 어지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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