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산처녀같이
순백색의 꽃을 여기저기 한가득씩 무리지어
피어서 흐드러졌다.
그래서
바람은 숲 속을 향기로 채우고
나는
이 속에서 행복한 마음으로
오늘을 산다
입하
곽 효환
담장너머 다시꽃이 피었다 지고
산너머 보미 머물다 가면
손톱 끝에 봉선화 꽃물
대롱대롱 매달려
아스라이 져 가는데
노을빛 고운 저녁무렵
바람은 타고
작은 그리움이 큰그리움을 부른다
작은 슬픔이 깊은 슬픔을 부른다
그리고 혹은 그렇게
여름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