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이가리 2006. 6. 2. 21:38

 

 

 

우리는

살면서 얼마나 좋은 향기를 낼까?

 

 

탱자나무 까시가 얼마나 크고 독한데 탱자나무를 감고 올라간

마삭줄꽃은 향기가 바람끝에서 끝으로 가도 좋다.

 

걸림없이 사는 모든것에서

오늘도

우주의 깊은속에서 소용돌이 하는

나를 건져 올린다.

 

 

 

 

나도 

살면서

이런 향기를

...

 

 

꽃모양이

바람개비다.

 

 

 

 

 

다시 나만 남았다.

 

                    이생진

 

다시 나만 남았다.

영혼을 쫓아다니느라 땀만 흘렸다.

영혼을 쫓아다니는데 옷이 찢겼다.

자꾸 외로워지는 산길

염소쯤이야 하고 쫓아갔는데

염소가 간 길은 없어지고 나만 남았다.

곳곳에 나만 남았다.

허수아비가 된 나도 있었고

돌무덤이 된 나도 있었고

나무뿌리로 박흰 나도 있었다.

내가 불쌍해서 울었다.

내가 많아도 나는 외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