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지코지에서...
오랜만에 바다를 보자고 나갔다.
근데...
사람이 스치는 자리는 늘상 변화가 있다.
섭지코지도 몇년전과는 영 다른 모습이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변화가 되었다.
코지의 등대가 있는 풍경만 찍었다.
옆으로 조금만 비끼면
커다란 건물이 여러개 들어서 있다.
여긴 예븐꽃들이 많은 곳이었는뎅...
섭지코지에서 바라보는 성산 일출봉이다.
언젠가 도반과 같이 일출봉 끝을 다 탄적이 있다.
암벽을 타기도 하고
오금이 저리다고 못건너 간다고 난리난리를 치며
그믐날 그때도 늦은 시간
그것도 겨울끝트머리에
해도 길지 않은 시점에...
지금 사진을 찍으면서 다시 보니
웃음이 난다.
지금은 위험하다고 막아놓고
못가게 한다.
섭지코지 등대를 지나면
드라마 촬영지가 있다.
땅끝에 서 서
곽 재구
황사바람이는 땅끝에 와서
너를 사랑한다는 한마디 말보다
먼저
한송이 꽃을 바치고 싶었다
반편인 내가 반편인 너에게
눈물 글썽이며 희죽 웃으면서
묵묵히 쏟아지는 모래 바람을
가슴에 안으며
너는 결국 아무런 말도 없고
다시는 입을 열지 않을것 같은 바위앞에서
끝내는 부끄러운 거짓말이 될지라도
남은 북쪽 땅끝을 보여 주겠다고
외치고 싶었다.
해안선을 따라 보이지 않는
누군가의 아우성소리 끊임없이 일어서고
엉켜붙은 돌따개비 끝없는 주검앞에서
사랑보다도 실존보다도 먼저오는
뜨거운 껴안음 하나를 목도하고 싶었다.
더 지껄여 무엇하리 부끄러운 반편의 몸
구두벗고 물살에 서 있으니
두 눈에 푸르른 강물 고인다
언제 다시 이 바다에서 우리 참됨을 얘기하랴
언제 다시 이 땅끝에서 우리
껴안아 함께 노래하리
딩굴다가 딩굴다가 다투어 피어나는
불빛 진달래 되리
역설
김 용호
극과 극은 그렇게도 멀었고
극과 극은 그렇게도 가까웠다
언어의 역설은 하나의 진리로서
체험할수 있다는 것을
결코 불행으로 생각ㅎ지 않는다
회로리 바람이 몇번이고
뜨거운 정열을 모아
그를 뼈안아 기회를 갖다 주었어도
싸늘한 이성은
끝내 그의 행복을 빼앗지 않았다
그의 행복이란
모든것에 가난한 내 앞을 떠나는것이다
최후의 마당에선 나는
뒤끓는 심장의 고동을 땅위에 꽂았고
파랗게 질린 내 입술은
잠자리 날개처럼 떨렸으나
다음의 한 마디는 뼈 아프게 똑똑했다
"나는 당신을 사랑ㅎ지 않읍니다"
제주는
돌을 보면 화산석이라
바다가 검게 보인다.
그래도
섭지코지의 바다빛깔은
정말 아름답다.
보석이다.
지금은 비가 왓다갔다 하다보니
안 이쁘지만...
햇살이 맑은날은 환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