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꽃, 수생식물

상림숲의 10리 연밭

생이가리 2007. 11. 8. 09:48

 

소나무도 단풍이 들어가는 11월이다.

작은산 큰산 앞산 뒷산 할것없이 월동준비들을 하고 있다.

오늘은 입동...

 

 

찬햇살에...

찬바람에...

그 푸르던 연잎이 말라간다.

나무를 보면서 들풀을 보면서...

나도 무언가 준비를 한다.

옷의 두께도 두터워지고...

목수건도 꺼내게 되고, 여름내 열어 두었던 창문도 꼭꼭 닫고

화분도 햇살이 잘 드는곳으로 옮겨놓고...

 

 

자연은

나에게 말이 없어도 참 스승이다.

누가 일러주지 않아도 때되면 이렇게 하라고

사람들에게 준비를 하게 한다.

 

 

그늘진곳에서는

키를 크게 키워서 햇살쪽으로 목을 빼서 꽃을 피우고

햇살이 강하거나 바람이 많은곳에서는

키를 작게 해서 꽃을 피운다.

 

숲은

늘 무언가 생각하게 하고 사람의 숨소리를 고르게 한다.

 

 

아직도 푸른 연잎이 있다.

사람도 늦되는 사람이 있듯이

식물도 늘 늦되는것이 하나씩 있기 마련인가부다.

서리가 오면 깨꼬록 할꺼면서...ㅋㅋ

 

 

물위에 떠있는 이게 무엇인지 모르겠다.

햇살에 익었는지 발갛게 되었다.

사실 이 수생은 연두빛으로 이쁜데...

나도

이 넘들처럼 빛깔 바꿔가며

추울때 더울때도 자생력을 가졌으면 싶은데...

 

 

같은 빛으로 사진을 찍어도

이렇게 빛이 다르게 나온다.

 

어딘지 어눌하게

세상속에 얼쩡거리는

내가 보일 때가 많다.

 

그래도

씩씩하게 산다.

 

겨울이 오면

나를 살필 수 있는 시간이

더 많아져서 좋다.

 

 

내 그림자를 꼭 붙들고 있는

오후의 햇살이 발길을  맴돌게 한다.

 

11월의 햇살이 더 차가워지기 전에

들풀들과의 이야기를 끝내야겠다.

 

 

내 발밑을 항상 잘 살피라고

조사스님들께서

면면히 일러 주시는데도...

 

잊고서는

나만 생각하고

나만 잘났다고 고개를 치켜든다.

 

오늘도

고개숙인 마른연잎을 보면서

마음자리 정리를 한다.